분류 전체보기
-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시대, 조선은 어떤 길을 걸었는가: 세계사 속 격변의 19세기와 조선의 대응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12. 07:03
산업혁명, 유럽을 공장에서 세계로 이끌다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세계사적 전환점입니다. 전통적인 수공업이 중심이던 산업 구조는 면직물 공업의 기계화와 함께 급속히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의 손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가 등장했고, 이어서 수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증기기관이 본격적으로 공장에 도입되었습니다. 이로써 생산은 이전보다 수십 배 이상 증가했고, 도시 중심의 대규모 공장이 속속 들어섰습니다.이러한 기술 혁신은 단순히 물건을 대량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기차, 증기선, 도로망 등 교통수단의 혁신, 철강 산업과 광업의 비약적 발전은 유럽 각국에 산업화의 열풍을 일으켰고, 생산된 제품을 전 세계로 판매하기 위한 시장 확보 경쟁은 제국주의로 이어졌습니다. 유럽 각국은..
-
서양 문물이 동아시아에 스며들다: 청나라를 거쳐 조선으로 전해진 새로운 세계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8. 18:22
청나라에 유입된 서양 문물: 동서 교류의 물꼬를 트다청나라에 서양 문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된 시점은 17세기 중엽, 곧 강희제와 옹정제, 건륭제 시기를 전후한 때부터입니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활발한 선교와 문화 교류를 벌였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탈리아 출신의 마테오 리치(Matteo Ricci)입니다. 그는 명나라 말기에 입국해 중국식 의복을 입고 유학을 공부하며 중국식 생활에 철저히 적응함으로써 청나라 조정과의 접촉에 성공합니다.서양 문물은 주로 선교 활동을 매개로 중국에 들어왔습니다. 과학기술, 천문학, 수학, 지리학, 회화, 음악 등 다방면의 학문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 중에서도 특히 서양식 천문학은 중국 조정의 눈에 띄었습니다. 청나라 조정은 선교사들..
-
임진왜란을 왜 '도자기 전쟁'이라 하는가? - 세계사 속에서 다시 읽는 조선 도공의 운명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7. 18:10
임진왜란은 단순한 침략 전쟁이 아니었다임진왜란은 1592년부터 1598년까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며 벌어진 대규모 전쟁입니다. 조선과 일본, 명나라가 얽힌 이 전쟁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기술과 인력, 자원의 약탈을 동반한 복합적인 충돌이었습니다. 특히 이 전쟁이 '도자기 전쟁(Ceramic War)'으로도 불리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의 와중에서 조선의 뛰어난 도공들이 일본으로 대거 납치되었고, 이들이 일본 도자기 문화의 기반을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의 도자 기술은 일본에는 군사적 승리 이상의 중요한 전리품이었습니다. 조선 도자기의 예술성과 기술력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백자와 청자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16세기 중후반은 조선 도자 ..
-
한양도성, 조선이 성벽에 새긴 도시 철학: 세계사 속 성곽도시의 모범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7. 01:14
한양도성, 조선이 새롭게 설계한 수도의 경계1394년 조선은 개경을 버리고 한양을 새 수도로 정합니다. 조선 건국의 주역 태조 이성계는 단지 천도만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새 왕조가 추구하는 유교적 이상과 방어 전략, 행정 효율을 통합할 수 있는 전례 없는 도시계획을 세웁니다. 그 핵심이 바로 한양도성입니다.한양도성은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 등 서울을 둘러싼 내사산 능선을 따라 약 18.6km 길이로 조성된 성벽입니다. 단순한 방어 시설이 아니라, 왕조가 구상한 수도의 이념과 체제를 물리적으로 실현한 공간이었습니다. 이는 한국사 속 도시계획의 정점일 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성곽 수도'의 살아 있는 유산입니다. 특히 한양도성은 물리적 경계뿐만 아니라 수도의 정치적 위계와 질서..
-
한국 화약 무기의 혁신과 세계사의 시선: 세종대의 신기전은 현대 로켓의 선조인가?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6. 06:38
신기전, 세종 시대 조선의 기술이 낳은 화약 무기 혁명세종 시대의 신기전은 조선 과학기술의 정점이자 동아시아 무기 개발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신기전(神機箭)은 단순한 화살이 아닌, 화약을 추진력으로 삼아 멀리 날아가 폭발하는 '로켓형 무기'였습니다. 병기총서인 『무기도설』과 『총통등록』 등에 따르면, 신기전은 크기와 용도에 따라 대신기전, 중신기전, 소신기전으로 구분되었고, 각각 100~500m 이상의 사거리와 폭발력을 지녔습니다.조선은 신기전의 안정적인 발사를 위해 '신기전통'이라는 전용 발사대를 함께 개발했고, 한 번에 여러 발을 쏠 수 있는 다연장 시스템도 갖췄습니다. 이는 오늘날 로켓포나 다연장 로켓 발사기(MLRS)와 유사한 구조로 평가받습니다. 조선은 단순히 무기를 만드는 데 그치..
-
조선 vs 일본, 화약 기술의 격차가 만든 전쟁의 명암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2. 18:59
조선의 화약 기술, 고려 최무선에서 세종대 과학 무기로 진화하다조선의 화약 기술은 단순히 외래에서 수입된 무기가 아니라, 고려 말 최무선이 주도하여 독자적으로 체계화한 국산 기술이었습니다. 그는 1370년대 원나라의 염초 기술자 이원의 도움을 받아 화약 제조법을 익혔고, 1377년에는 조정의 승인을 받아 화통도감(火筒都監)을 설치해 화약과 화포, 신기전, 화차 등 각종 무기 제작을 공식화합니다.이 화약 무기 기술은 조선 건국 이후에도 이어져, 태종에서 세종에 이르는 시기에 전성기를 맞습니다. 세종은 실용적 과학을 중시했고, 장영실과 같은 기술 인재를 중용하여 화약 무기의 정밀화, 다연장 발사 장치 개발, 사거리 시험 등 과학적 접근을 시도합니다. 과 에는 탄환의 궤도 실험, 폭약 비율 조정, 발사각 측정..
-
중국의 분열기, 고구려에게 기회가 되다: 위진 남북조 시대와 한반도의 격동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5. 1. 02:53
인류는 어떻게 한반도에 도착했을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의 여정위진 남북조 시대란 무엇인가?위진 남북조 시대는 중국이 정치적으로 분열된 채 남북으로 나뉘어 서로 경쟁하던 시기로, 220년부터 589년까지 약 370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위진 남북조 시대는 한국사로 보면 삼국 시대 이후 등장한 혼란기였습니다. 북방에서는 5개의 유목 민족이 황허강 유역에 16개의 나라를 세우는 5호 16국 시기를 거쳐 북위가 이를 통일하지요. 하지만 북위 이후에도 다시 여러 나라로 나뉘면서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고, 남방은 양쯔강 이남에서 동진을 시작으로 여러 한족 왕조가 차례로 들어서며 남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황허강 유역의 북조와 양쯔강 이남의 남조가 공존한 채 수나라의 재통일 이전까지 이어진 ..
-
인류는 어떻게 한반도에 도착했을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의 여정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4. 30. 19:20
인류의 기원과 이동 경로는 인류학과 고고학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전 세계 학자들과 탐험가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근원적인 호기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부터 현대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한반도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 긴 여정을 따라 함께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등장, 왜 하필 아프리카였을까?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남쪽의 원숭이'라는 뜻으로,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약 450만 년 전에서 160만 년 전 사이, 아프리카 남부에서 주로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아프리카였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당시 지구는 빙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