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세계 대항해시대와 조선의 조운선단 - 바다를 향한 다른 시선들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11. 21:22
세계 대항해시대 - 유럽의 바다 인식과 세계 질서의 재편세계사에서 15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대항해시대'는 인류 문명의 공간적 확장을 이끈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은 바다를 새로운 가능성과 부의 원천으로 보며, 아시아와 아메리카, 아프리카에 이르는 항로 개척에 나섰다. 이들은 항해 기술의 발전과 지리 지식의 축적, 그리고 종교적 사명감과 경제적 욕망을 동력삼아 세계를 향한 바다 항로를 확장해 나갔다.1492년 콜럼버스의 대서양 항해, 1498년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 1522년 마젤란 일행의 세계 일주는 세계사에서 '지구는 연결되어 있다'는 실천적 인식을 가능케 했고, 이로 인해 유럽 중심의 세계 질서가 태..
-
백제의 멸망과 비잔티움(동로마) 제국의 몰락: 고대 왕국의 마지막 순간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8. 12:59
백제의 멸망, 고대 동아시아 국제 질서의 재편백제의 멸망은 단순한 한 국가의 종말이 아니라 동아시아 국제 질서가 요동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660년, 나당 연합군의 공격으로 사비성이 함락되며 백제는 멸망하고 만다. 의자왕의 항복은 단지 왕조의 몰락이 아니라, 고구려와 신라, 중국 당나라가 얽힌 삼각 외교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백제는 당시 해양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과 활발히 교류하던 국가였으며, 남중국 해안 및 양쯔강 유역과도 외교와 무역을 지속했다. 특히 백제의 해양 세력은 한반도 서남부와 일본 규슈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고, 일본 아스카 시대의 기술 및 문화 형성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백제의 몰락은 이러한 해상 교역망에 타격을 주었고, 일본은 이를 만회하고자 직접적인 대륙 진출 시도를 강화하게 ..
-
고려의 불화, 유럽의 성화 - 종교 미술의 동서 비교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7. 22:00
불교 미술의 정점, 고려 불화고려 불화는 고려 시대의 불교 회화로, 한국 미술사뿐만 아니라 세계 종교 미술사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걸작들입니다. 고려는 불교를 국교로 삼고, 불화 제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13~14세기, 원 간섭기를 중심으로 제작된 아미타래영도, 수월관음도, 지장보살도 등은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필치, 극도로 정제된 종교적 상징성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고려 불화는 대부분 비단 위에 채색하는 형식으로 제작되었고, 금니(金泥)를 사용하여 화면 전체에 신성한 광휘를 부여했습니다. 붓의 운용은 부드러우면서도 정밀했으며, 인물의 표정은 자비롭고 평온하게 그려져 있어 불교의 교리적 감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였습니다. 특히 화면 구성에 있어서 중심부의 주존불을 중심으..
-
세계 3대 종교의 동아시아 전파와 조선의 반응 - 조선은 왜 받아들이고, 배척했는가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6. 21:16
세계 3대 종교, 동아시아에 닿다세계 3대 종교인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서아시아에서 시작되어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동아시아에까지 전파되었습니다. 이 종교들이 가진 공통점은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 경전을 기반으로 한 교리 체계, 인간 삶에 대한 포괄적인 해석입니다. 하지만 전파 경로와 전파 방식, 각 문화권에서의 수용 태도는 상이했습니다.불교는 기원전 5세기경 인도에서 시작되어, 실크로드와 해상 교역망을 따라 중국을 거쳐 한국, 일본에까지 전해졌습니다. 기독교는 초기에는 동방교회 형태로 페르시아와 중국 당나라까지 진출하였지만, 이후 가톨릭과 개신교는 16세기 이후 서구 제국주의의 진출과 함께 동아시아에 재등장합니다. 이슬람교는 7세기 아라비아에서 출발하여 빠르게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
-
몽골 제국과 고려 - 지배와 공존의 세계사적 실험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5. 22:36
몽골 제국의 세계 정복과 고려의 운명몽골 제국은 13세기 초 칭기즈 칸의 등장과 함께 세계사의 판도를 바꿨다. 유라시아 전역을 뒤흔든 이 유목 제국은 단순한 침략자가 아니라 하나의 체제를 만든 지배자였다. 몽골 제국의 세계 정복은 단지 무력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정복지와의 다양한 협력과 공존의 전략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려는 이 거대한 제국과 직접 맞닿은 국가 중 하나였으며, 그 운명은 침공과 항전, 굴복과 협력의 복합적인 길을 걷게 된다.고려는 1231년 몽골의 1차 침입으로 시작하여 30년 가까운 전쟁과 교섭을 반복했다. 초기에는 강력한 항전을 이어갔지만 결국 1259년 원종이 몽골에 항복하면서 국면이 전환된다. 이후 고려는 형식상 자주국을 유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원 제국의 영향력 ..
-
국경의 방패, 제국을 지키다 - 고구려와 로마의 방어 전략 비교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4. 17:18
국경 방어 전략, 제국의 생존을 가르다국경 방어 전략은 고대 제국의 존망을 가르는 핵심 요소였다. 고구려와 로마는 각기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장구한 세월 동안 번영을 누린 강국으로, 주변 이민족과 제국 내부의 안정을 동시에 관리해야 했다. 이들은 물리적인 장벽과 함께 방어 거점의 체계화, 병참 지원망 확보, 유동적 대응 체계를 통해 외부의 위협을 막아냈다. 두 제국은 각기 다른 지리.문화적 환경 속에서 독특한 국경 방어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영토의 끝이 아닌 제국의 첫 문을 세웠다. 고구려, 산악 요새와 기동전 중심의 방어 체계고구려의 국경 방어 전략은 험준한 지형과 유목민의 침입에 대응하는 전통에서 출발했다. 고구려는 북방의 선비족, 거란, 돌궐, 말갈 등 다양한 유목세력과 끊임없는 접경을 유지..
-
한반도에 온 이슬람 상인들 - 고려시대의 세계 무역과 문화 교류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3. 23:59
고려시대와 세계 해상무역의 중심, 실크로드와 바닷길고려시대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와 교류한 활발한 국제무역의 시대였다. 특히 10세기부터 14세기까지의 고려는 송나라, 원나라, 일본은 물론 아라비아와 페르시아 지역 상인들과도 무역을 통해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당시 동아시아의 국제무역은 중국 동남 연안을 따라 이어진 해상 루트와 함께, 아라비아반도와 인도를 잇는 인도양 루트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이슬람 상인들은 그 루트를 따라 동남아시아, 중국을 거쳐 고려에까지 도달했고, 이는 고려가 단지 한반도 내의 왕조가 아닌 세계 해양 무역의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이슬람 상인들은 향료, 약재, 보석, 유리 제품, 코란 등 이슬람 문화를 담은 물품을 들여왔고, 고려에서는 금, 은, 인삼, 직물,..
-
동아시아의 삼국시대, 유럽의 게르만족 대이동기와 만나다 - 격변의 시대를 꿰뚫는 두 문명의 교차점세계사 속의 한국사 2025. 6. 2. 15:34
삼국시대와 게르만 대이동기, 두 격변기의 역사적 만남삼국시대는 한반도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축을 벌이던 기원후 1세기부터 7세기까지의 시기를 일컫는다. 이 시기는 동아시아에서 정치적 변동과 영토 확장이 빈번히 일어났던 격동의 시기였다. 동시에, 유럽 대륙에서는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며 고대 로마 제국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중세 유럽의 토대를 놓고 있었다. 이 두 문명권의 격변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었지만, 서로 놀라운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글로벌한 문명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하다.게르만족 대이동기는 4세기부터 6세기까지 이어졌으며, 훈족의 유럽 침입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 훈족은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유목민족으로, 이들의 서진은 곧 서고트족, 반달족, 부르..